[네티즌을 위한 알기 쉬운 기독교]
(29)세례란 무엇인가?
[국민일보] 2012-03-30 29면 09판 문화 기획,연재 2891자
■ 세례란 무슨 뜻이며, 언제부터 생겼습니까
■ 세례와 침례와 영세는 어떻게 다른가요?개신교에서 세례를 받았는데, 천주교로 가면 또 다시 영세를 받아야 하나요
■ 물세례와 성령세례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성령세례란 무엇입니까
세례란 무엇인가?
세례(洗禮)란 그리스어로 밥티스마(βαπτισμα)라고 하는데, 어원적으로는 물 속에 잠긴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구약에는 세례란 말이 없지만, 학자들은 세례가 구약시절에 물을 가지고 정결예식을 행했던 데서 유래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레 15장, 민 19장). 그 후 유대교에서 세례를 발전시켰는데, 특히 에세네파의 쿰란교단에서 세례를 중요시했습니다. 은둔생활을 하며 전적 헌신을 강조했던 쿰란교단에서 세례는 유일회적인 것이 아닌 반복적인 성례전이었습니다. 그들은 교단입문과 서약, 죄씻음, 새롭게 태어남 등의 의미를 세례에 부여했으며, 그들에게 세례는 신앙생활의 핵심요소였습니다.
신약성서에서 세례는 세례자 요한의 등장과 함께 복음서 첫 머리에서부터 등장합니다(막 1:4). 학자들은 세례자 요한이 에세네파(쿰란교단) 출신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의 세례활동은 유대교와 기독교의 가교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회개의 세례를 강조했으며, 반복적인 세례가 아닌 유일회적인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고(막 1:9∼11), 이것은 곧 공생애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친히 세례를 베푸신 적은 없지만, 제자들은 세례를 베푼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요 4:2). 그리고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에 대해 증언하기를 “나는 물로 세례를 주지만 그분은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분”(요 1:33)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세례의 신앙적·신학적 의미를 분명히 한 분은 바울사도입니다. 바울사도에 의하면, 그리스도교 세례가 지니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그의 죽으심과 연합함으로써 그와 함께 묻혔습니다… 그것은 우리도 또한 새 생명 안에서 살아가기 위함입니다.”(롬 6:3∼5) 이러한 신학적 의미를 지닌 세례는 성찬과 함께 교회의 중요한 성례전으로 자리매김하였고, 전통적으로 세 가지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첫째로, 과거의 모든 죄를 씻음 받고,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남. 둘째로, 이제부터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하나님의 통치를 받게 됨. 셋째로, 이제부터 교회공동체의 책임적 일원이 되었다는 입교의례(入敎儀禮)로서의 의미.
세례의 형식으로는 침수례(侵水禮)와 관수례가 있는데, 본래는 물 속에 잠기는 침수례(침례)를 행하다가 12세기 이후부터 머리에 물을 적시거나 뿌리는 관수례가 발전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병자와 어린 아이는 침수시키기가 어렵다는 점, 그리고 물이 귀한 사막지역 같은 곳에서의 편의성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은 가톨릭과 장로교 감리교 등은 관수례를, 침례교와 순복음교회 같은 교회는 침수례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례(洗禮), 침례(浸禮), 영세(領洗)는 모두가 세례를 의미하는 같은 말이며, 다만 가톨릭에서는 세례를 받는다는 의미의 영세로, 침례교 등의 교단에서는 물에 잠긴다는 의미의 침례로 사용하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가톨릭교회에서는 새로 태어났다는 의미로 영세 받은 사람에게 새로운 이름(세례명)을 부여해 주는 전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물세례는 일생에 한번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단에 따라, 또한 같은 교단이라도 나라에 따라, 자기네 교단에서 받지 않은 세례는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성서의 가르침에도 위배되지만, 교회의 일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못됩니다. 바울사도께서는 이렇게 가르치셨습니다. “주님도 한 분이시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요, 하나님도 한 분이십니다.”(엡 4:5) 따라서 같은 하나님과 예수님을 믿고, 같은 신앙을 고백하고 받은 세례는 세계 어디서나 유효해야 마땅합니다.
성령세례란 무엇인가?
성경에서는 또 한 가지 차원의 세례를 가르치고 있는데, 그것은 ‘성령세례’입니다. 성령세례란 ‘기름부음’을 뜻합니다. 옛날에는 왕이나 제사장을 세울 때 머리에 기름을 붓는 의식을 행했는데, 그 의식이 신약시대에는 안수(按手)로 대체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너희는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행 1: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순절에 성령을 받은 사도들은 물세례만 받았던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안수함으로 성령을 받게 했습니다(행 8:17).
바울사도는 에베소 사람들에게 물세례를 준 다음 안수하여 성령을 받게 했습니다(행19:6). 이러한 전통에 따라 교회는 세례 받는 사람에게 안수함으로 성령의 임재를 간구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물세례와 성령세례를 통하여 “택하심을 받은 족속, 왕과 같은 제사장, 거룩한 민족,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벧전 2:9)의 반열에 오르게 되고, 주님의 제사장적·예언자적·왕적 사역에 동참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성령세례는 첫째로, 계몽의 의미를 지닙니다. 성령의 도움을 받아 믿음 안에서 자신을 깨닫고 말씀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둘째로, 성별의 의미를 지닙니다. 성령께서는 세례 받은 그리스도인을 거룩하게 구별해서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사역을 감당하도록 능력을 주십니다. 셋째로, 인침의 의미를 지닙니다. 성령께서 세례 받는 사람에게 인(印)을 쳐서 그가 마지막 날까지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를 받도록 하십니다.
이처럼 물세례와 성령세례는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흔히 물세례만을 세례로 생각하지만 성경에서는 성령세례 또한 이처럼 중요하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성찬을 통해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고,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아 세례를 베푸는 일입니다.
강영선 한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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