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을 위한 알기 쉬운 기독교]
(27)기도란 무엇인가?
[국민일보] 2012-03-16 29면 09판 문화 기획,연재 2703자
■ 기도는 누구에게 하는 것입니까? 예수님입니까? 하나님입니까?
■ 우리 교회에서는 항상 큰 소리로 외치며 통성기도를 합니다. 흥분하고 열광 하면 오히려 기도에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요?
■ 기도를 할 때 두 손을 모으고 두 눈을 감고 기도드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눈을 뜨고 하면 안 된다고 성경에 나와 있는지요?
기도의 대상은 누구인가?
기도는 모든 종교 신앙의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기도를 드립니다. 다만 종교에 따라 기도의 대상이 다르지요. 이슬람 신자들은 알라신에게, 불교 신자들은 부처님에게, 힌두교인들은 비슈누, 시바, 브라프마 등 일체삼신(一體三神)에게, 유교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조상신에게, 무속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각각 제 나름의 몸주신 또는 토속신에게 기도를 드립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생활이란 하나님과의 관계를 말하며, 그 관계는 기도를 통해서 깊어집니다. 즉 기도란 하나님과의 만남이며 대화이며 사귐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에게 기도의 대상은 어디까지나 하나님입니다. 구약성서가 보여주고,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자신을 계시하신 그 야훼 하나님, 그리고 예수님을 통해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신 그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를 받으시는 분입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대상이 없는 기도는 명상은 될 수 있을지언정 기도는 아닙니다. 여기서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흔히 예수님, 성령님, 성모 마리아님에게 기도하는 사례들이 있는데, 분명한 것은 우리가 기도를 드리는 대상은 어디까지나 하나님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공로에 힘입어서 보혜사 성령의 도우심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지, 예수님이나 성령님이 우리의 기도를 받으시는 대상은 아닙니다.
나아가서 가톨릭에서처럼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하는 것은 분명히 비성서적입니다. 예수님은 분명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은밀한 중에 계시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마 6:6) 그리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에게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마 6:9). 우리의 기도에서 예수님은 중보자가 되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리는 것은 그분이 우리의 기도를 보증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내 이름으로 구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요 14:14) 하나님 우편에 계시는 예수님의 이 보증을 믿고 우리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드리는 것입니다.
이 기도의 과정에서 성령께서는 우리의 모자람과 약함과 우둔함을 깨우쳐 주시고,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 마치 변호사가 의뢰인을 대신하여 법정에서 변론하듯이 성령의 역할이 바로 그렇습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의 약함을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알지 못하지만, 성령께서 친히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하여 주십니다.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시는 하나님께서는 성령의 생각이 어떠한지를 아십니다. 성령께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성도를 대신하여 간구하시기 때문입니다.”(롬 8:26∼27)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가?
가톨릭의 전통에서는 기도생활의 단계를 염경기도→묵상기도→관상기도로 정리하고 있는데, 어떤 기도문의 뜻을 생각하며 입으로 외는 기도를 염경(念經)기도라 하고, 머리로 하는 기도를 묵상(默想)기도라 하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기도를 관상(觀想)기도라 합니다. 그리고 성경에 제시된 기도의 종류에는 간구, 중보기도, 감사기도 등이 있습니다(딤전 2:1). 간구는 유한자 인간이 전능하신 하나님께 구하는 모든 것을 뜻하며, 여기에는 기복적(祈福的)인 요소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중보기도(한국교회는 주로 ‘목회기도’라고 표현한다)는 구약의 성전전통에서 대제사장이 지성소에 들어가 백성의 죄를 대신하여 제사 드렸던 전통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교회를 위한 기도, 교역자와 신도를 위한 기도, 국가와 세계를 위한 기도, 주께서 찾아오셨던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사람들을 위한 기도로 채워집니다. 감사의 기도는 전통적으로 성찬예식에서 성찬분배를 전후해서 행해져 왔으나 한국교회는 대부분 헌금순서를 전후해서 축복기도 형태의 감사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기도의 모양이나 형식에 일정한 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눈을 감거나 손을 모으는 것은 마음과 정신을 집중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지요. 물론 서양 사람들 중에는 눈을 뜨고 기도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눈을 감는 것이 마음을 모아 기도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동서고금을 통해 공통적인 것 같습니다. 또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도 편하게 앉아서 기도하는 것 보다는 정신집중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기도를 가르쳐 주시면서 남들이 보지 않는 골방에서 은밀한 중에 계시는 아버지께 기도하라(마 6:6)고 하셨습니다. “은밀한 중에 계시는 하나님”에게 기도하라는 말씀에는 조용하게 기도하라는 뜻도 포함된 줄 압니다.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하자면, 기도는 공공장소 보다는 골방과 같은 조용하고 은밀한 곳에서 하는 것이 좋고, 큰 소리를 질러대는 것 보다는 조용한 음성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나님은 우리 마음의 소원을 아시는 분이기 때문에 반드시 목청을 높여서 기도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도는 종교적 욕구의 표현도, 하나님을 내 뜻대로 조종하려는 기술도 아닙니다. 기도는 하나님을 향한 복종의 행위이며, 이 땅에 주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재촉하는 믿음과 희망의 종말론적 행위인 것입니다.
강영선 한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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