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어패럴뉴스

젊은 봉제강국, 짜오 베트남 - 3

Jackim 2009. 1. 26. 18:55

해외르뽀 시리즈의 하나로 최근 베트남 호치민을 최근 방문하고 돌아왔다. 베트남 투자가 시작된 이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의 변화상도 파악해보고 최근 동향도 짚어보면서 역동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현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그곳에 진출한 한국 봉제인들의 저돌적인 힘도 역시 이번 취재를 통해 충분히 느끼고 돌아왔는데 이번호에는 지난호에 이어 이번호에는 한세베트남과 한솔비나 편으로 이어진다. <편집자주>


한세베트남


한세베트남은 현지 투자업체들이 강조하는 현지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면서 현지인과도 호흡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매년 직원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명사를 선정하는데 ‘올해의 인물’로 금년에는 헤밍웨이가 선정되었다.
올해의 인물을 통해 그가 추구했던 가치나 열정을 거울삼아 전반적인 회사 활동에 귀감을 삼고자함에서 시도하는 것이다.
올해의 인물은 한세의 직원들이 직접 선정한다. 지금까지 마가렛모첼, 이사도라던컨, 케네디, 링컨 등이 선정되었고 내년 인물은 현재 선정 작업 중이다.

한세의 전체 매출은 매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2006년 4억 5천만 불, 지난해 5억 3천만 불, 올해는 6억 5천만 불의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현재 가장 큰 바이어는 Target이며 월마트 등 스토어 바이어를 비롯해 백화점 바이어 등이 고루 분포되어 있다.
나이키 역시 동사의 주요 바이어중 하나이며 전용 라인을 가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중저가 위주인 마트 바이어가 많았지만 금년에는 고급 팬시 바이어들이 조금 늘어났고 매출 확대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한세는 세계 각지에 해외투자법인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메뉴팩쳐링 네트웍을 마련해놓고 있는데 주 수출국인 뉴욕에 디자인 업무 관련 사무실이 있고 중남미인 니콰라과 과테말라에 약 2천 5백 명 인원이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는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지에 투자법인이 설립되어 있다. 이 밖에도 주력 생산기지인 베트남에 또다른 대규모 공장인 한세TN까지 들어서면 이곳은 메머드급 생산기지로 부상하게 된다.

실제 지난해 총 매출액 5억 3천만 불 중 약 45%를 베트남에서 담당했으며 나머지를 인도네시아에서 21%, 중미지역에서 27%정도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그리고 캄보디아와 중국에서 일부 실적을 거뒀다.
내년에는 중국, 중미지역의 생산을 줄이고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로 옮겨오고 캄보디아도 좀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중국이나 중미 지역의 봉제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됨에 따라 생산 체계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 베트남이나 인근 지역으로의 물량 확대를 꾀하고 있다. 베트남 지역은 추후 약 60%까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베트남 공장은 전체를 관할하는 본부 사무실이 있고 나머지 11개 공장들은 독립채산제식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김법인장은 설명한다.

“1만 명 공장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개별 공장별로 독립채산제식의 운영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개별 공장별로 오더 체크는 물론이고 품질관리, 인력 노무 관리가 이뤄지고 있으며 그에 소속된 인원들도 공장별로 책임지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본부격인 메인오피스는 주로 이들 공장에서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업무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인력 공백이 생기면 신규 인력을 뽑아 보충해주기도 하고 각종 무역, 통관 등의 사무 업무가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는 일을 주로 하게 되지요. 따라서 생산과 관련된 것은 전적으로 개별 11개 공장에서 책임지고 있습니다.”

한세베트남은 이외에도 주변 외주협력 공장을 관리해야 하는 업무도 있다. 주변지역 협력업체에 약 200개 라인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업체를 관리하고 품질이나 납기에 만전을 기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본공장만 가지고 연간 3억 불을 달성할 수는 없으며 외주업체들의 도움도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월 생산량이 수천만 장에 이르다보니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클레임 등의 문제 발생 여지가 많다. 열 번의 오더를 잘해도 한번 클레임 맞으면 헛수고가 되듯이 철저한 품질 및 납기 관리로 문제 발생 예방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큰 공장일수록 세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앞으로 한세TN과 합치면 1만 5천 명이 본공장에서만 일하게 되는데 이 많은 사람들이 실수가 없을 수 없습니다. 결국 실수를 줄일 수 있도록 철저히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오더가 들어오고 나가기 때문에 원부자재 하나 하나 꼼꼼히 체크해서 생산 차질을 빚어지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스태프들의 역할이 저희 공장에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됩니다. 현재 약 100여 명의 관리자들이 공장 구석구석에서 체크하고 점검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세베트남은 현재 베트남에서 봉제업종에서는 가장 큰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약 1만 5천 명을 실질적으로 고용하고 있다. 구찌현의 총 인구가 30만 명이라고 하며 한 가정이 4~5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면 6만 명 즉 전체가구의 1/5 가량이 한세의 식구라는 계산이 나온다.
구찌현의 다섯 가구 중 한 가구꼴로 한세와 인연을 맺고 있기 때문에 동사가 지역사회나 나아가 베트남에서의 역할은 한국 기업을 대표한다는 의미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세 자체적으로도 이런 위상을 알기 때문에 현지 지역사회에 여러 가지 친선 교류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각종 봉사활동도 솔선해 나가고 있다.

한세는 베트남과 친선교류를 확대해오면서 구찌현 관료 사회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베트남 정부에서도 많은 경제관료와 현지 당서기 등도 동사를 대부분 방문해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바둑대회를 여는 것도 다소 이색적이다. 한세베트남배 바둑대회를 개최해 바둑 인구의 확대와 기업 이미지 제고에 노력하고 있다.
각종 지역 교류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매년 한국에서 대학생 봉사단이 오면 한세에서 베이스캠프를 마련하고 모든 지원을 하고 있다.

이들 봉사단이 꾸찌현 지역에 도움이 필요한 곳에 봉사활동을 벌이면 한세는 이들에게 숙식은 물론 교통 등 다방면의 지원활동을 돕고 있다.
또한 매년 구찌 지역내 7개 고등학교 학생 중 200명을 선발해 3년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고 베트남 대학생 중 한국에 유학중인 학생 10명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학생 200~300명을 선발해 한국을 방문시키는 것도 매년 하는 행사 중 하나이며 연말 노래자랑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나 각종 문화교류 활동을 통해 현지인과 한국인과의 간격을 좁히고자 노력 중이다.
한세가 이처럼 다양한 교류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글로벌한 환경에서 성공적인 현지 정착을 위해서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실질적인 현지화는 어렵다고 말한다.

“현재 한세베트남만 하더라도 글로벌 인재들이 모여 일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공장에는 베트남인을 비롯해 한국, 중국(조선족 동포), 필리핀, 싱가포르 등 총 5개국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베트남인들은 현장 생산 및 사무직에 배치되어 있고 필리핀인은 공무 분야에 강해 기계 쪽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싱가폴 사람들은 QC 분야에 파견되어 있고 조선족 동포들은 현장 공정 관리직에 많이 일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싱가폴 사람들은 영어도 잘하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다문화, 글로벌 공장이기 때문에 여러 문화가 어우러져 조화를 추구해야 공장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입니다.”

1만 명이 넘는 인원과 다인종, 다문화 공장이기는 하지만 한세베트남은 그 흔한 스트라이크도 별로 없는 안정된 기업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앞서 말했듯이 다양한 교류 봉사활동도 한 몫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직원들의 복지증진과 애사심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한세는 매년 3~4월경에 전직원에게 야유회를 보낸다. 워낙 인원이 많아 한꺼번에 다 갈 수 없어 각 공장별로 돌아가면서 매주 전세버스를 대절해 관광지로 피크닉을 간다. 이 때는 직원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함께 간다고 한다. 그야말로 피크닉이지만 애사심을 심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연초에 야유회가 있다면 연말경에는 체육대회가 한세베트남의 또다른 주요 행사다. 체육대회는 하루 날을 정해 베트남 시내 대형 경기장을 빌려 치러지는데 1만 명의 전직원과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행사여서 대단한 규모로 치뤄진다.

체육대회의 규모가 규모이다보니 이 지역 언론은 물론이고 중앙매체까지 취재해갈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 체육대회의 백미는 남자 축구 결승과 여자 배구 결승이다.
축구와 배구는 각 공장별로 팀을 꾸리기 때문에 체육대회가 치러지기 전에 공장 내에 마련된 경기장에서 매주 예선전을 치러 우승팀 2개팀이 대회 당일 결승을 벌인다. 물론 배구 경기도 마찬가지다.
체육대회 시즌이 오면 모든 경기를 주관하는 대회 운영위원회가 현지인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며 이들이 주도하여 경기 예결선을 치룬다. 이 때는 직원들도 다소 흥분상태에 돌입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걸려있는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보통 오토바이 몇 대를 비롯해 냉장고, 텔레비전 등 고가의 상품이 걸린다. 한바탕 축제를 마치면 승자와 패자들은 다시 내년 경기를 기대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고 한다.
“체육대회 예선전을 할 때는 직원들의 마음이 온통 이곳에 쏠려 있어 걱정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부작용도 있지만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저희들은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큰 축제로 발전시켜나가고 있습니다. 일단 체육대회를 통해 직원들을 단합시킬 수 있고 또한 애사심도 한층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다른 업체에서는 하지 않은 것을 한다는 자부심도 생기고 직원들도 회사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행사 덕분인지 지난해와 올해를 통틀어 스트라이크 발생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김법인장은 그 이유가 이런 행사 개최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다른 공장에서 스트라이크 할 때 우리는 체육대회를 하니까 아무래도 발생빈도가 낮아진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저희들이 미리 사전 예방 활동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에서 스트라이크 발생은 대부분 사소한 원인 때문에 발생합니다. 그 이유를 미리 찾아내 대화하고 타협점을 찾아내 개선해 나갑니다. 그리고 사전 교육시간도 많이 할애해 스트라이크가 결코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직원들에게 주지시키기도 하지요. 이때는 지역 정부과 노동관련 공공기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기도 합니다.
항상 직원들에게는 한세가 이 지역에서는 가장 좋은 대우를 해주기 위해 노력하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강조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약속을 잘 지켜 나오고 있습니다.”
한세베트남의 몇몇 바이어들은 모든 품질관리와 체크를 생산자에게 위임하여 일괄 생산하는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확실한 품질 관리체계에 대해 바이어들이 인정하고 모든 것을 믿고 맡기는 것이다. 품질 관리 체계를 스스로 지켜 나왔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바이어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법인장은 자신의 주요 업무중 하나가 바이어의 방문을 받는 것이라고 한다. 한달에 대략 20일은 바이어가 직접 동사를 방문한다. 이들을 안내하고 설명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는 항상 넉넉한 웃음으로 대한다.
사실 1만 명이 넘는 공장을 책임진다는 것에 대해서 처음에는 다소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점차 익숙해지면서 지금은 오히려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일한다고 밝힌다.

“큰 공장이다보니까 사실 하루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 모든 것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오히려 즐긴다는 자세로 꼬인 것을 풀고 해결해나가는 성취감으로 일해야 합니다. 그래서 순탄하게 공장이 운영되는 것에서 보람을 찾고 해외 생활을 활기차게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세계 경제의 난맥상으로 그도 여러 가지 걱정이 많다. 오더 문제도 그렇고 현지 환경 변화등 어느것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최근 오더 사정이 좋지 않아 현지 소규모 외주업체들이 타격을 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는 베트남 내에서도 봉제업이 다소 구조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대 수출국인 미국 오더가 줄어들고 있어 외주업체로 나갈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가시화되고 있어 일부 자금력이 낮은 업체는 견딜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봉제수출에 있어서 미국은 절대적입니다. 소비로 보나 경제 규모로 보나 미국을 대신할 만한 시장은 없습니다. 그런 만큼 지금의 상황은 대형 업체에게도 위기이지만 소규모 업체에게는 더 큰 위기로 다가올 것입니다.

바이어들은 더 높은 수준의 신뢰 관계를 요구하게 될 것이며 규모와 체계를 갖추지 못한 업체들은 기회를 잃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세는 선택과 집중에 대해서 바이어들에게 많이 강조했고 베트남은 이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
앞으로 2010년에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 중추 역할을 베트남 공장에서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니트는 물론이고 우븐 오더도 더 확보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더가 확보되면 생산 시설 확충에도 더 투자할 계획입니다.”
김석훈법인장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차량을 이용해 공장 전체를 둘러볼 수 있었다. 11개 공장 전라인을 돌 수는 없었고 대표성 있는 라인만 소개받아 둘러보았다.

대부분 공장내에는 사무공간도 별도로 만들어져 있었다. 나이키 전용라인과 우븐, 니트라인을 순차적으로 돌고 나자 공장 본부동이 까마득하다. 오후 이른 시간인데 몇몇 직원들은 퇴근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일부 직원 중에 임신한 직원들은 조기 퇴근을 시켜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동사는 모든 기준을 바이어가 제시한 노동기준에 맞춰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주 60시간 근무도 철저한 편인데 하루 10시간, 토요일에는 8시간 근무하고 주 2시간 야근을 시켜 정확히 60시간을 맞춘다.
공장이 넓어서 곳곳에서는 조경 작업도 한창이다. 전체 공장을 공원화할 계획이며 넓고 푸른 잔디밭에는 인부들이 제초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잔디 광장이 많고 또한 공간도 넓어 선만 그으면 축구장도 되고 각종 경기를 개최할 수 있을 것 같다.

뜨거운 오후 햇살 아래 거대한 공장동이 나란히 서있는 한세베트남을 뒤로 하고 구찌지역을 빠져나왔다.
얼마 전 추석 명절이 있었고 베트남도 이 지역 관습에 따라 월병을 먹는 풍습이 있다. 한세는 비록 작지만 월병을 마련해 전 직원들에게 선물했다. 작은 선물이지만 1만 명의 직원들에게 모두 돌리려면 작은 수고는 감내해야 한다.
작은 수고지만 세심한 배려가 직원들에게는 크게 다가 올 수 있다. 베트남 최대 봉제업체로서 한세의 이런 노력은 긍정적이며 이미지에도 분명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세 취재를 마치고 저녁 무렵에는 베트남 현지 미싱 상가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우리나라로 친다면 을지로 주교동 일대 미싱 전문상가쯤 되는 곳으로 여러 업체들이 밀집되어 상권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규모는 국내 전문상가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백개 업체들이 저마다 미싱 취급 간판을 붙이고 거래 기종의 브랜드를 알리고 있었다. 그 규모가 소규모 업체에서 대규모 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다. 베트남은 화교 자본이 현지 봉제기기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고 한다.

홍콩계 업체와 대만 중국 업체들이 현지 상권을 틀어쥐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업체들의 진출도 활발한 편이다. 현지에 넓게 형성된 상가를 둘러보다가 현지에서 대만 브랜드의 미싱을 취급하는 TAN SHIN TRADING CO., LTD를 방문했다.
NGUYEN VEN THAN사장이 베트남 미싱 업계에 대해 최근 근황을 말해주기도 했다. 베트남 동의 가치하락으로 인해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며 수입업체들이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현지 업체들은 베트남 로컬 업체들을 많이 상대하는데 오더 사정이 좋지 않고 채산성이 나빠져 부실화되는 경우가 많아 고민이라고 밝힌다.

소규모 업체 중에서 도산하는 업체가 많은데 동사도 기계 판매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 놓았다. 앞으로 금융 위기가 나아지지 않으면 특히 현지 로컬 업체들을 거래하는 자신과 같은 베트남 미싱판매업체들이 고전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렇지만 베트남은 앞으로 봉제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영업한다고 밝혔다. 마침 방문 시간이 저녁 늦은 시간대라 한창 가계를 정리하는 중이어서 오래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

다만 표정에서 최근 경기가 썩 좋지는 않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상가의 셔터가 하나둘 내려오고 미싱 브랜드를 알리는 간판의 불이 꺼지면서 시내는 또 다른 세상이 된다. 퇴근하는 오토바이들로 거리는 엄청난 인파들이 휩쓸고 지나가고 러시아워를 넘긴 거리는 새로운 활기가 찾아온다.
한순배 숨을 돌리라는 것인지 뜨겁게 달궈진 세상에 장대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짧게 내리기 때문에 그 순간만 잠깐 피해 있으면 순식간에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말짱해진다.
질척거리는 것도 없어 오히려 열대성 스콜은 이런 지역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HANSOLL VINA CO., LTD (한솔비나)


6년 전 베트남에 처음 갔을 때 한솔비나는 한창 공장 1개동을 완성하고 가동을 준비 중인 상태였다. 공장 셋업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고 식당에 일부 기자재를 설치하거나 라인에 기계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기초설비 작업도 초기 단계였는데 6년 후 다시 방문했을 때는 어느덧 공장도 여러 동 지어져 있었고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공장 1개동 뒤로는 넓은 부지만 확보해 놓아 황량했던 분위기의 6년 전과는 달리 이제는 건물이 많아 부지가 좁게 느껴질 정도다.
당시의 공장 셋업이 한창 진행 중이라 여기저기에 쌓인 자재들로 분주했다면 이제는 모든 것이 정리되어 확실한 체계를 갖춘 업체로 말끔히 변신해 있었다.

이번 취재 업체 중 유일하게 재방문하게 된 것도 당시 공장이 완전한 형태가 아닌 일부 시설만 가동 중이던 셋업 상태였기 때문이다. 제 모습을 갖춘 공장을 보고 싶었는데 상상했던 것과는 많이 달라져 있어 기자도 놀랄 따름이다.
한솔비나에서 기자를 맞아준 이는 베트남 공장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함기원 부장을 비롯해 공무파트의 원유남 실장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베트남 공장은 2001년 건설이 시작되어 현재 총 3개동의 공장동을 비롯해 부속건물이 딸려 있다. 전체 라인이 82개 라인이며 총 6천 명 가량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재봉기만 약 4천대가 가동 중이다. 지난해에는 FOB 기준으로 1억 6천만 불의 매출실적을 올렸으며 올해에는 1억9 천만 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베트남에서 문제는 각종 스트라이크 발생 빈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특히 한솔이 있는 송탄 공업지대는 스트라이크 여파를 많이 받는 편이다. 인근 공장에서 분규가 발생하면 그 옆 공장으로 파급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런 여파 때문에 올해에는 최저 임금 인상이 여러번 있었다. 지난 8월까지 최저임금을 4~5번 인상시켜줄 정도로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고 함부장은 말한다.

“작년말 대비 50% 가량의 임금이 인상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임금 인상 요인 중에서는 급격한 경제 성장이 한 몫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경제성장율이 세계 3위에 이를 정도로 급격한 성장을 구가하기도 했다.
교역량도 크게 늘어났으며 내수시장도 성장하고 각종 원자재의 가격 상승과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 문제를 촉발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런 문제로 인해 임금 인상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최저 임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다음호에 한솔비나편 계속>
취재: 李相澈 局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