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을 위한 알기 쉬운 기독교] (6)기독교와 유대교는 어떻게 다른가?
[국민일보] 2011-10-14 33면 07판 문화 기획,연재 2899자
■유대교인들도 같은 하나님을 믿는 걸로 알고 있는데 기독교와 유대교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유대교인들에게 예수는 어떤 존재인가요?
유다 왕국의 멸망과 유대교의 형성
주전 721년 북 왕국 ‘이스라엘’은 앗시리아에 패망하고 속국이 됩니다. 이스라엘은 동화정책으로 인해 혈통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정통성을 상실하게 되고, 남 왕국 유다인들에게 멸시를 받게 됩니다. 이때부터 남 왕국 사람들은 북 왕국 사람들을 동족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배타적 민족감정이 생겼고, 남 왕국 유다만이 이스라엘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민족이라 자처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134년 후, 주전 587년에 남 왕국 ‘유다’마저 바빌로니아에 패망하고, 이때부터 유다인들은 국가와 민족을 잃고 방방곡곡에 흩어져 사는 디아스포라 신세가 됩니다. 유대교(猶太敎)가 형성된 것은 이 시기부터입니다. 바빌로니아에게 멸망당하고 온 세계에 흩어진 디아스포라 유다인들은 회개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하나님께 버림받아 멸망당한 것은 야훼 하나님을 멀리 하고, 우상을 섬기며, 예언자들의 외침에 귀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죄를 회개하고 야훼께 돌아가자”는 신앙회복운동을 전개하였고, 그 결과물로 탄생한 종교가 유대교입니다.
유다인들은 비록 포로로 또는 난민의 처지로 살았지만, 자신들이 사는 동네마다 회당(會堂, synagogue)을 세웠습니다. 그 회당은 모두 예루살렘 성전을 향하도록 세웠다고 합니다. 비록 고국을 잃고 성전을 잃었지만 여전히 성전 중심으로 살고 싶은 심정을 그렇게 표현했던 거지요. 이렇게 디아스포라 유다인들이 세운 회당은 물론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곳이었지만 더불어 율법을 연구하고 가르치며 2세들에게 민족의 역사와 모국어(히브리어)를 가르치는 민족교육의 산실이기도 했습니다. 이때부터 유대교의 학자 계층인 서기관들이 생겼으며, 그들은 주로 율법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과 성경을 수집하고 편찬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유대교의 성직자를 ‘랍비’라 불렀는데, 그들은 주로 서기관 출신들이었으며, 종교적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민족의 스승 역할을 했습니다.
유대교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경전은 율법서(TORA)인데 이것은 구약의 오경(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을 말합니다. 그리고 지금 기독교에서 외경(外經)으로 취급하는 마카비서를 비롯한 많은 문서들과 유대교 큰 스승들의 가르침을 집대성한 탈무드 역시 유대교의 경전에 속합니다. 그래서 흔히 회당과 경전과 랍비, 이 셋을 가리켜 유대교를 지탱시키는 세 가지 기둥이라고 부릅니다.
유대교의 분파들
세월이 흐르면서 유대교 안에 몇 가지 분파들이 생겨났는데,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로 바리새파(Pharisees)는 분리주의자라는 뜻으로 유대교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기 위해 모든 세상사로부터 자신들을 분리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율법과 히브리 전통을 철저하게 고수하는 일에 전 생애를 바쳤습니다. 따라서 신앙적 열성이 대단했고, 히브리 전통의 헬라화에 반대했으며, 세인의 존경도 받았습니다.
두 번째는 사두개파(Sadducees)입니다. 이들은 솔로몬 왕 시절 대제사장 사독(Zadog,왕상 2:35)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성전과 예배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보수성을 지님과 동시에 인본주의적이고 실증주의적인 신앙의 소유자들이었습니다. 즉 합리적 지식으로 설명될 수 없는 것은 믿지 않았기 때문에 천사, 영혼, 부활 등을 부인했던 사람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에세네파(Essene). ‘순결’ ‘거룩’ ‘경건’의 뜻을 지니며 일명 쿰란파라고도 합니다. 그들은 쿰란지역을 본거지로 하나의 교단을 형성하고, 수도원적 공동생활을 했습니다. 물질을 공동 소유로 하고 금욕생활을 했습니다. 특히 성서를 연구하고 기록하는 일에 헌신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에세네파 출신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사실 바리새파와 사두개파가 종교적 분파라면, 에세네파는 분파라기보다는 수도원 공동체였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기독교와 유대교의 유사점과 차이점
오늘날 기독교가 유대교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은 실로 막대합니다. 교회당의 구조, 예배, 성경봉독과 설교, 교회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유대교의 전승(傳承)을 물려받았지요. 오늘날 기독교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설교(homily)는 구약의 제사전통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요소로서, 유대교의 전승을 계승한 것입니다. 유대교의 랍비는 봉독된 성서를 재해석하여 회중을 가르치는 기능으로서 설교를 했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평신도의 성경봉독, 시편 찬송, 공중기도, 회중 찬송 역시 유대교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성찬예식의 형식도 유대교에서 온 것입니다. 다만 유대교의 성찬예식은 이집트로부터 해방된 유월절을 기념하는 것이고, 기독교는 그 내용을 예수의 죽으심과 부활을 기념하는 것으로 바꾼 것입니다.
유대교와 기독교의 결정적인 차이는 예수를 보는 시각에서 비롯됩니다. 구약에 나오는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신관(神觀)에서는 유대교와 기독교 사이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기독론(基督論)에서 결정적 차이가 생깁니다. 즉 나사렛 예수를 그리스도(메시아)로 믿느냐 안 믿느냐의 차이입니다. 사도행전에 보면 초대교회는 부활하신 예수를 주님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유대교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따르는 신도들을 오히려 박해했습니다. 후에 바울 사도가 된 사울이라는 유대교 지도자가 그 좋은 예가 됩니다. 유대교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신생 그리스도 공동체는 사교집단처럼 비쳤을 것입니다.
오늘날 기독교는 세계적인 종교로 성장했고 유대교는 아직도 민족종교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옛날에나 지금이나 예수님에 대한 유대교의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들은 예수를 역사상 훌륭했던 위인 중의 한 분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영선 한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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