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카페]
생산현장은 '경영의 쓰레기장'…무한한 개선과 지속성장 씨앗 숨어있어
[한국경제]|2011-03-31|1479자
생산현장은 한마디로 '경영의 쓰레기장'이다. 현장에는 제품의 생산을 지연시키
는 온갖 종류의 낭비와 비효율이 존재한다. 현장 작업자들의 기능 · 경험 부족
에서 기인하는 불량 · 재작업 · 낭비는 물론 사무실에서 만들어지는 오류와
비효율 역시 제조현장에 나타난다. 영업의 잘못된 판매 예측이나 생산관리의 불
합리한 생산계획은 불필요한 재고를 만들어 현장에 쌓이게 한다. 모든 경영의
비효율과 오류가 흘러들어 관찰되고 측정되는 곳이 생산현장이다. 그래서 혁신
은 생산현장에서 시작돼야 한다.
기술의 부족,조달과 검사의 불합리,생산 · 품질관리의 비효율이 드러난다. 생
산현장에서 발견된 문제점의 개선은 생산현장 자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회
사 전반에 걸쳐 총체적인 개선활동을 이끌어 낸다. 종합적인 혁신활동의 결과는
다시 현장의 변화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빠르고 합리적인 경영의사 결정과 효
율적이고 정확한 사무관리직의 업무,현장에서의 체계적이고 매끄러운 생산관리
가 이뤄지면 낭비와 비효율이 없는,'경영의 쓰레기'가 제거된 깨끗한 현장으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혁신은 현장에서 시작되고 현장에서 끝난다는 말이 있다
.
진정한 혁신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구성원 전원이 참여,문제를 찾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2000대 초반 인수 · 합병(M&A)에 따른
노사 갈등과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A사는 조직력을 회복하고 앞으로 시장
이 회복될 것에 대비,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통합현장혁신(IFI · Integrated
Field Innovation)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장에 존재하는 다양
한 문제점을 작업자 스스로 찾아서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먼저 소(小
)집단별로 작업 특성,문제해결 역량,조직갈등 구조 등을 진단하고 평가해 방향
을 설정하고 현장에 산재한 문제점들을 분석하도록 한다. 이후 현장직원들이 문
제를 찾고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A사가 처음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을 때만 해도 직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 생산부장과 공장장을 비롯해 임원진마저 현장 자율적 개선활동이 가능하겠느
냐며 의구심을 보였다. 그러나 도입 10개월이 지나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 200여개의 소조직들이 문제점을 찾아 스스로 해결했고,필요한 교육을 요청했다.
각 조직들이 서로 다른 활동을 펼치다 보니 사내 벤치마킹도 활성화됐다. 사외
파견 교육으로 장시간 자리를 비웠던 한 부장은 이를 두고 "혁신팀에서 마술을
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현장 혁신 역량과 개선 활동은 이제 세계
적 수준에 도달,매년 매출액을 경신하고 있다.
생산현장에서의 혁신활동은 단순히 공정상의 낭비와 비효율을 제거하고 원가 절
감을 이루는 정도의 의미가 아니다.
생산현장이 강한 회사는 쉽게 망하지 않는다.
김기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