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2009-11-24 26면 3125자
생각하는 龍 되지 말고 행동하는 지렁이 되라
생각이란 그대로 두면 몽상에 지나지 않아 행동해야 성공가능해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사업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역시 38년 동안 사업을 해오면서 곤란한 경우에 부딪힌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그런 어려움들이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저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현실에서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필자를 보고 일을 굉장히 많이 하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일을 아주 많이 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렇지만 일을 즐기는 것은 분명하다.
일을 즐기다 보면 어떤 것이 일이고, 어떤 것이 노는 것인지 구분 지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고객과 만나는 것도 좋아한다. 매입고객, 매출고객, 외부고객, 내부고객 모두 마찬가지다.
새로운 사람이면 새로운 사람대로, 모처럼 만나는 사람이면 모처럼 만나는 사람대로 그 만남의
시간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긴다. 특히 대화를 할 때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해보고 중간입장에 서려고 해 본다. 이런 마음으로 만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대부분 좋은 결과가 나온다.
특히 나보다 훨씬 젊은 연령층인 내부고객 직원들과도 이렇게 시간을 보낸다. 결국 필자
입장에서는 놀고 즐기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면 엔도르핀이 많이
생겨서인지 피로도 별로 느끼지 못한다.
천재보다는 노력하는 사람이 앞서고, 노력하는 사람보다는 즐기는 사람이 앞선다고 한다.
그러므로 성공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일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성취하는 것을 즐긴다. 사업 초기에는 물론이고 지금도
늘 꿈을 꾼다. 때로는 스스로 생각해도 '꿈같은 꿈'을 꾸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꿈꾸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우리가 개발해낸 많은 상품 중에는 처음에는 실현 불가능한 허황된 것처럼 생각되는
것들도 많았다. 아마 그것을 개발하기 위해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생각에서 그쳤다면,
지금은 인기상품이 되어있는 많은 상품을 개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꿈을 꾸고, 일 속으로
들어가라. 문제의 핵심은 그곳에 있다. 물 밖에서 수영의 모든 동작을 아무리 열심히 연습
하더라도 수영을 할 수는 없다. 물속에 들어가야 진짜 수영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종종 물 밖에서 수영을 배우려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들이 물속으로 몸을 담그지
않는 한 그들은 결코 수영을 배우지 못할 것이다.
납품을 하든, 소매를 하든, 도매를 하든 장사의 원칙은 정해져 있다.
고객에게 전화를 하라. 고객을 방문하라. 고객이 오면 좋은 대접을 하라. 고객이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매장을 준비하라. 상품은 정리 정돈하여 잘 보이도록 진열하라. 고객이
평소에 찾는 제품을 구비하라. 혹은 카탈로그를 준비하라. 내가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그것을 실천하라. 해야 할 많은 일들이
떠오를 때는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망설이지 마라. 당장 종이를 꺼내 생각들을 적어라.
그리고 우선순위를 정하라. 하기 쉬운 것부터 시도해 보라. 그리고 성취하라.
100% 성공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단 30%만이라도 성공하면 된다. 타율이 3할만 돼도
훌륭한 야구선수라고 하지 않는가.
생각하는 용이 되지 말고 행동하는 지렁이가 되라. 생각이란 그것을 그대로 두기만
하면 결국 몽상에 지나지 않는다. 행동하는 사람만이 삶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