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억명 춤추는 친디아 - 방중 싱 인도 총리 경협 강화 큰 성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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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2008-01-16 45판 14면 1135자 국제·외신 뉴스 |
전세계 인구 3분의 1인 24억명을 차지하는 대국(大國) 중국과 인도가 손을 잡았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의 중국 방문을 수행한 인도 고위 관리는 15일 "(인도 총리로는 5년만인) 이번 방문이 아주 유용했다"고 말했다. 양국도 용(중국의 상징 동물)과 코끼리(인도 상징 동물)가 함께 춤을 추는 '친디아(차이나와 인도의 합성어) 시대'가 도래했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경제협력의 강화다. 2010년 양국 무역액 목표를 당초 400억달러에서 60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양국은 지난해 무역액이 이미 387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안보 협력도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양국 군대는 지난해말 사상 첫 지상군 연합훈련을 한데 이어 올해는 인도에서 2번째 훈련을 갖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또 외교장관이 연내 상호방문하면서 제4차 전략대화를 열기로 했다.
무형의 성과는 1962년 국경분쟁이 상징하는 상호불신 해소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싱 총리는 14일 양국 총리회담에서 양국이 함께 발전하면 아시아는 물론 세계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현안인 국경선 확정 문제에 대해서는 평화적인 회담을 통해 이른 시일내 해결키로 했다.
베이징 외교가는 싱 총리의 방중 시점을 주목한다. 중국의 전통적 맹방이며 인도의 맞수인 파키스탄이 부토 전 총리 암살 이후 정국이 혼란을 겪고 있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로 이어지는 남태평양 동맹이 이완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계개선을 바라는 중국과 인도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졌다는 풀이다.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도 "만리장성이 낮아졌다"는 제하의 1면 머리기사에서 중국이 인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작지만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보도했다.
힌두스탄 타임스도 양국 총리가 제시한 '21세기 비전'을 언급하며 "인도와 중국이 경제 및 인구학적 측면에서 21세기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양국이 이번 회담에서 제시한 경제협력 강화 방안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아쉬움도 제기됐다.
싱 총리는 15일 국영 CCTV가 생중계하는 가운데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특강을 한데 이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한 뒤 귀국했다.
베이징/홍인표 특파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