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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붐이 인도 계급제도 무너뜨린다

Jackim 2007. 11. 19. 21:21

    소비붐이 인도 계급제도 무너뜨린다

     

    [머니투데이]2007-11-19 00면 1125자
    {IL01}뭄바이에서 가장 빠르게 신분 상승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월스트리트저널은 쇼핑몰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20~30대라고 17일 보도했다. 뭄바이의 팬탈룬 백화점의 청바지 매장에서 일하는 모하메드 샤이크, 비살 바테이드, 라케시 군데티는 최신 핸드폰을 갖고 이따금씩은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이들은 20~70달러 짜리 저가 청바지를 사는 대신 훨씬 비싼 고가의 디자이너 진을 입고 최신 볼리우드 패션 스타일에 관심이 많다.

    뭄바이 슬럼가 출신의 세 젊은이는 주말이 되면 시내 번화가에 있는 댄스 클럽을 서성이며 드나드는 사람들을 유심히 지켜본다. 아직은 클럽에 갈 정도로 여유롭진 않지만 그들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언젠가 저들처럼 되고 말겠어'라고.

    이들은 일주일에 6일, 하루 9시간씩 청바지 매장에서 바지를 접고 진열하면서 연봉으로 약 1600달러를 받는다. 바테이드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직물 공장에서 하루 12시간씩 재단일을 하며 한달에 50달러도 못 받았다. 이들 모두 휴대 전화를 갖고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상상도 못했다.

    이 같은 기본적인 판매 영업직은 인도에서는 수 많은 극빈층 노동자들에게 돈 말고도 경력과 자신감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 보다 이들을 '소비 계층'으로 진입시켜 주고 있다.

    아직도 계급 제도가 존재하는 인도에서 하위 계층들은 겨우 먹고 살 정도의 낮은 임금만 받아 왔기 때문에 계급 제도의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중산층의 소비가 늘면서 서비스산업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도가 지난 4년 동안 평균 8.5%의 고성장을 이어온 끝에 소수 귀족 계층과 IT산업 종사자들에게만 한정됐던 경제성장의 과실이 하위 계층에까지 닿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인도 통계 당국 발표에 따르면 도시 지역 고졸 이상 학력의 남성 실업률은 94년 8.5%에서 2005년 현재 5.1%로 낮아졌다. 인도 컨설팅 기업 이미지그룹에 따르면 향후 3년간 소매 산업에서 새로 창출될 일자리는 250만개 이상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 대기업인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는 슈퍼마켓 부문에서 50만명을 신규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인도 최대 소매업체인 팬탈룬리테일은 월 평균 500명의 인력을 새로 고용하고 있다.

    김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