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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하나님 나라란 어떤 나라인가?②

Jackim 2012. 7. 13. 14:50

 

[네티즌을 위한 알기 쉬운 기독교]

(43)하나님 나라란 어떤 나라인가?②

[국민일보] 2012-07-06 32면 09판 문화 기획,연재 2801자

■ 하나님 나라란 어떤 나라입니까. 죽은 다음에 가는 천당이 하나님 나라인가요.

■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어린 아이 같아야 천국에 갈 수 있다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그러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 조건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한 몇 가지 지침을 성서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첫째, 회개를 통해 삶의 방향을 수정해야 합니다. 죄(하마르티아)란 삶의 방향이 틀어진 것을 뜻하고 회개(메타노니아)란 잘못된 삶의 방향을 수정하는 것, 즉 빗나간 삶의 방향을 올바르게 수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과거의 빗나간 삶을 청산하고 하나님의 법도 안에서 바르게 살도록 삶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수정하는 것이 회개입니다. 이러한 회개의 관문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갈 자격을 갖추어야 합니다.

둘째,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이는 믿음을 통해서 가능하고 그 믿음을 통해 인간은 하나님으로부터 의롭다고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성서는 증언합니다(롬 1:17).

믿음이란 신뢰성과 관계성을 뜻합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분과 바른 관계를 맺고 사는 것을 믿음이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인간은 하나님 나라의 통치자 되시는 하나님으로부터 의롭다고 인정받는 것입니다.

셋째, 하나님 나라의 법대로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 손이나 발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찍어서 던져버려라. 네가 두 손과 두 발을 가지고 영원한 불 속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손이나 발이 불구가 돼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또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빼어서 던져 버려라. 네가 두 눈을 가지고 불타는 지옥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한 눈으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마 18:8∼9) 이것은 과감한 결단을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죄와의 단절. 과거의 잘못된 전통이나 습관과의 단절. 이것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선결조건입니다.

넷째, 가난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예수님은 산상설교의 첫머리에서 이렇게 가르치셨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 5:3) ‘가난한 마음’이란 무슨 뜻일까요.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미래를 향해 ‘열려진 마음’ 즉 ‘미래 개방성’을 뜻합니다. 미래 개방성이란 이웃과 자연, 미래를 향해, 나아가서는 하나님을 향해 열려있는 마음을 뜻합니다.

마음이 부유한 사람은 오직 현재만을 위해 살기 때문에 하나님의 자리가 없습니다. 현실의 삶에서 이미 천국을 맛보고 사는 사람은 새로운 미래를 불필요한 것으로 여깁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자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쉽다”(마 19:23)는 예수님의 말씀이 성립됩니다. 가난한 마음, 열린 마음으로 이웃과 하나님을 향해 자신을 개방하는 삶.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 될 수 있는 자격조건입니다.

다섯째, 어린 아이 같은 심령을 소유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제지하지 말라. 하나님 나라는 이런 어린이들의 것이다. 누구든지 어린 아이와 같이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막 10:14)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어린이다움’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어린이가 지닌 단순성, 순수성, 천진성, 신뢰성, 미래지향성, 성장가능성, 유연성, 개방성 등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1) 어린이는 단순하고 순수합니다. 어른들은 때가 많이 묻고 세파에 시달려서 순수함을 잃었지만 어린이는 순결하고 꾸밈이 없고 남을 속일 줄 모릅니다. 즉 하늘의 진실(天眞)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르치면 가르치는 대로 가감 없이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어린 아이 같이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그런 뜻일 것입니다.

2) 어린이는 부모를 전폭적으로 신뢰합니다. 어린이에게 부모님은 곧 전지전능한 신적 존재입니다. 부모님은 무조건 좋은 분들이고 절대 틀리지 않는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포탄이 떨어지는 전쟁터에서도 어머니의 품에 안긴 아이는 단잠을 잘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어야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될 자격을 갖춘다는 뜻입니다.

3) 어린이는 계속 성장합니다. 성장한다는 것은 유연성과 변화가능성을 지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린이의 특징은 성장에 있으며 성장을 멈출 때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닙니다. 바람이 움직이기를 멈추는 순간 더 이상 바람이 아니듯이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된 하나님의 백성이 더 이상의 변화와 성장을 거부하는 순간 이미 새로운 피조물이 아닙니다. 이것은 어린이의 특징과 일맥상통합니다.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권면했습니다. “갓난아이들처럼 순수하고 신령한 젖을 그리워하십시오. 여러분은 그것을 먹고 자라서 구원에 이르러야 합니다.”(벧전 2:2)
4) 어린이는 미래 가능성을 지녔습니다. 어린이에게는 과거가 없고 미래만 있습니다. 노년은 과거에 살고 장년은 현재에 살며 어린이는 미래에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린이는 항상 미래를 꿈꾸며 삽니다. 어린이의 삶은 언제나 미래지향적이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린이의 특징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앞만 향해 나아가야하는 기독교 신앙과 일맥상통합니다.

이처럼 순수성을 지닌 사람, 하나님을 전폭적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 언제나 새로운 미래 가능성을 향해 열려있는 사람! 하나님 나라 시민이 될 자격은 이런 어린이다움을 지닌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강영선 한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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