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하며]/삶속일상들
아주 조금 아팠었는데,
Jackim
2009. 2. 4. 00:46
내가 아주 잠시 병원에 있는 동안은 모두가 나보다 더 많이 아픈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난 정말 내가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 미안할 따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의 과일 바구니를 받고 그저 겸연쩍을뿐.... 긴 구정연휴로 한국에 잠시 나올계획을 하고 있는데 엄마가 응급실로 싣어가 몇날며칠을 중환자실에서 병동으로 올라오지 못하니 애간장을 태우며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며칠만이라도 엄마의 병원에서 자리를 지켜보기로 마음을 먹고 싸늘하고 차가운 공기에 현기증을 느끼며 도착했는데 마침 그날 엄마는 퇴원한단다. 두달전부터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는데, 그동안 졸업준비하느라 무리한탓일까 하고... 가볍게 넘겼는데 시간이 갈수록 통증이 심각해서 혹시나 엄마도 병원에 있겠다 예약을 해 뒀는데, 엄마는 퇴원하고 나는 입원하여 수술을 받게 되었다.국내에 없는 것을 감지한 의사선생님이 나보다 더 서둘러서 특단의 조치를 취한 덕분에 정상적으로 퇴원했지만 아플사 병원비는 200만원이 넘었다. 아주오래 전에 동창중에 한친구의 권유로 보험을 가입하고 십년이 넘게 그냥 불입만 했는데 그 덕도 톡특하게 봤고 아무생각없이 먹고 눕고 자고 며칠간의 이런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니 내가 언제 환자였나 싶을만큼 내 가족처럼 나를 염려 하는 사람은 없다. 눈에 보이고 코앞에 닥친일이 내가 감당해야 할 모든 것들이다. 나도 모르게 한쪽다리가 뒤로쳐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에궁 살살 움직여야지 먹어야 할 약도 다 떨어졌는데 이러다 염증이라도 생기면 ... 하고 염려하면서도 나 몰라라 하고 느러눕지 못하는 것도 병인가 보다 이상하게 잔병은 앓지 않는데 몇년에 한번씩 절망의 바닥을 기어다닐 만큼 크게 한번씩 찾아오곤 한다. 물론 그덕에 삶의 진정한 가치와 생명 있을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 소중한 지표를 얻곤 하지만 늘 이만큼의 수준에서 되돌아 오게 하는 신의 뜻을 받는 기분이다. 구정에 액땜 다 했으니 올 한해는 더 가치있는 그런날이 되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