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하며]/경영리즘들
화이트칼라 혁신은 인재육성
Jackim
2008. 3. 31. 02:51
화이트칼라 혁신은 인재육성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는
2007년에도 어김없이 세계 최강 기업의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매출액은 26조518억 엔으로
GM의 매출액 19조3800억 엔을 한참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생산 대수 역시 947만7754만 대로 GM을 21만 대 이상 앞섰다.
이런 도요타의 질주에 외국계 기업뿐 아니라
삼성, 현대차 등 우리 업계에서도 ‘도요타 배우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기아자동차 노사협력단이 도요타자동차를 찾아
생산현장과 상생의 노사문제 등을 체험하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도
지난 17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올해 매출 46조원 달성은 물론 1인당 생산 대수와 품질 등
모든 면을 도요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럼 우리 기업이 도요타의 경영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안타깝게도 본질보다는 일면만을 보는 경우가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단순히 도요타의 생산성이나 눈에 보이는 조립라인 시스템을
벤치마킹 해봐야 소용이 없다고 지적한다.
도요타 경영의 본질은
제조현장의 혁신뿐 아니라 사무직(화이트칼라)까지 이어지는 혁신을 통해
기업 전체의 생산성을 끌어내는 데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따라서 기업들이 도요타를 벤치마킹해 성과를 이루기 위해선
도요타의 성장 지표가 아니라
먼저 도요타식 혁신의 철학과 정신을 재조명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제조현장과 함께
경영의 또 다른 축인 화이트칼라의 혁신에는 머뭇거리고 있다.
왜 화이트칼라 혁신은 어려운 것일까.
이유는 화이트칼라 혁신의 수단이
구조조정, 정리해고뿐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데 있다.
그래서 정량화된 개선을 이루기 어려운 화이트칼라의 혁신 활동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경영 혁신으로 이끌고 있는
도요타식 혁신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30년간 도요타에서 근무한 곤도
데쓰오와 가네다 히데하루가 펴낸 《도요타식 화이트칼라 혁신》은
도요타식 혁신이 제조업뿐 아니라
화이트칼라까지 성공적인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도요타 생산시스템의 아버지라 불리는 오노 다이이치는
1945년 당시 도요타 사장이었던 도요타 기이치로의
‘미국을 3년 안에 따라잡아라’는 슬로건에 대해 이렇게 회고한 바 있다.
“미국과 똑같은 기계를 사용하고 있는데
생산성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분명 기계 탓이 아니었다.
그래서 현장의 작업자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해
생산의 균일화, 표준화, 조립라인 변경 등 시스템의 개선에 주력했다.”
이 덕분에 도요타는 30년이 지난 1970년대에
세계 최강의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흐른 지금 오노 다이이치의 제자인 저자들은
도요타의 경영 철학을 이어 받아 화이트칼라 혁신이라는
기업 성장의 새로운 화두를 제시하고 있다.
2000년대 ‘혁신’이라는 단어가 경영계에 등장한 이래
세계의 수많은 기업들이 제조현장의 대대적인 혁신을 단행했다.
한국의 기업들도 해외 유수 기업의 혁신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이를 기업 성장의 교두보로 삼았다.
그러나 혁신은 부분적인 변화와 개선에 머물렀고 성장은 다시 정체되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화이트칼라의 생산성 저하에 주목했다.
제조 현장에 한정된 혁신으로는 기업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다.
혁신을 생산 현장뿐 아니라 사무직으로까지 확장함으로써
기업 전체의 생산성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도요타식 혁신의 강한 면모는
과연 어디에서 빛을 발하는 것일까.
도요타식 혁신은 ‘이상적인 모습’을 향해
‘날마다 개선’을 ‘철저하게’ 수행한다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지속되지 않는 혁신은 혁신이 아니다.
혁신은 일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개량’이나
목표치까지의 성장을 위한 ‘개선’과는 다르다.
혁신은 CEO부터 직원 한 사람까지 전원 참여를 통해 이뤄지는
지속적인 이노베이션 활동이라는 주장이다.
“개선을 통해 남은 시간과 인력은
보다 새롭고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할당해
기업의 가치를 전체적으로 올려야 한다.
즉 구조의 재구축, 시스템의 재구축이다”고 말한다.
특히 “화이트칼라 혁신의 핵심축이 인재육성에 있다”며
“혁신을 구조조정이나 인력감축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생산 현장과는 다른 화이트칼라만의 독특한 조직풍토와
시스템 곳곳에 내재된 낭비 요소들도 조목조목 지적하며
화이트칼라 혁신의 방법론을 구축해낸다.
이 밖에도 지방자치단체의 개선 활동을 담은
일본 이와테 현청의 ‘벤치마크형 혁신’과 기
분식품의 물류부문 개선 사례인 ‘시스템 재구축형 혁신’을 통해
도요타식 혁신이 제조업뿐 아니라
공기업 심지어 지자체까지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한다.
오노의 현장 개선에 대한 흥미로운 예화와
저자의 도요타 경험 및 도요타 밖에서 바라본 통찰력 있는 관점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다.
- 출처: 아시아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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