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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털 맞아? 날씬해졌네

Jackim 2007. 11. 25. 14:15

    오리털 맞아? 날씬해졌네

     

    [서울신문]2007-11-24 05판 18면 1726자
    다운(Down)으로 스타일 업(Up)하라!
    최근 앞다퉈 다운(오리털) 점퍼를 쏟아내는 의류 업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광고 문구다.
    오리털을 꽉꽉 채워 넣어 따뜻함의 대명사가 된 다운 점퍼.
    찬바람을 막아 주기는 하나 특유의 벙벙하고 부한 실루엣 때문에 콧대 높은 멋쟁이들의 외면을 받았었다.‘얼어 죽을지언정 뚱뚱해 보이는 건 못 참아!’ 올해는 다르다.
    얼마 전 방한한 ‘할리우드 말썽쟁이’ 패리스 힐튼의 옷차림에서 보듯 다운을 입고도 얼마든지 날씬하고 멋스러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멋쟁이들도 인식하기 시작한 것.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의류 업체들은 고민을 많이 했다.
    오리 솜털의 함량을 오히려 늘리면서도 부해 보이지 않는 다양한 퀼팅(누빔) 기술을 개발하고 무게감을 줄인 초경량 신소재를 대거 사용했다.

    ●잘빠졌다
    올겨울 출시된 다운 점퍼의 가장 큰 특징은 예측할 수 없는 퀼팅 방향이다.
    동일한 간격의 가로 퀼팅이 지루하게 반복됐던 기존 제품에 비해 V자형, 사선형, 라운드형, 세로형 등 다양한 누빔이 들어간 제품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불규칙한 선들은 몸매를 돋보이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여성의 경우 날씬함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허리 부분에 가로 스티치를 촘촘하게 넣는가 하면, 아래로 갈수록 스티치 간격을 넓히는 세로 퀼팅과 목선을 높게 잡아 한층 더 길어보이게 만드는 점퍼들이 눈에 많이 띈다.

    품은 좁아지고 길이 또한 경쾌하게 짧아졌다.
    레깅스, 미니스커트, 숏팬츠, 스키니진 등 계절에 상관 없이 사랑 받는 아이템과의 어울림도 충분히 고려했을 터다.

    ●더 가볍다
    한층 더 가뿐해졌다.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난 거위털이 충전재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오리 솜털을 사용한 경우,‘90대10’비율의 다운 점퍼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가볍고 따뜻한 최상급 오리 솜털 함량을 90% 이상 높이고 오리 깃털의 함량은 10% 이하 낮췄다는 의미.
    일반적으로 오리 솜털 함량이 80% 이상만 돼도 고품질 상품으로 인정되는 추세인데 90% 이상이면 매우 가볍고 따뜻한 최상품에 속한다.
    고밀도 초경량 신소재들의 사용도 주목할 만하다.
    감촉은 부드러우면서 움직일 때 서걱거리는 마찰음을 최소화했다.
    가벼워지면 당연히 활동성은 높아진다.
    점퍼를 작게 말아 안쪽의 지퍼 주머니에 넣어 편리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점퍼까지 등장했다.

    다운 점퍼를 입고 가장 스타일을 구길 때가 언제일까.
    박음선 사이로 오리털이 한두 가닥씩 삐져 나올 때가 아닐까.
    이를 방지하고자 쓰인 기법은 ‘웰딩’.
    박음질을 하지 않고 꾹 눌러 붙여 오리털이 새어 나올 틈을 봉쇄했다.

    ●눈에 확 띈다
    코발트 블루, 터키 블루….
    여름 바닷가를 연상시키는 차가운 색상들이 ‘금기’를 깨고 다운 점퍼 위에 녹아 들었다.
    퓨처리즘의 영향으로 골드, 실버 등 광택감을 강조하는 색상과 소재가 강세를 띠는 한편에서 이렇듯 ‘계절감을 상실한’ 색상들도 대범하게 그 화려한 기운을 뽐내고 있는 경향이다.
    색상이 튀기 때문에 검정, 회색 등의 터틀넥과 함께 입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부피는 줄고 화려해진 덕택에 단독으로 활용하기도 좋지만 무채색 코트 안에 받쳐 입어 포인트를 주기에도 그만이다.

    남성의 경우, 스포츠 의류로 분류되던 다운 점퍼로 비즈니스룩을 연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초록색 다운 점퍼와 흰색 셔츠에 도트(물방울) 무늬 보타이(나비 넥타이)를 매주면 귀여운 남자의 이미지를 완성할 수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도움말 및 사진제공 휠라, 크로커다일레이디,55DSL, 라코스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