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 새우등이 되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눈뜨자 마자 모니터앞에 앉아서 꼼짝을 하지 않고 있으면
아침 안먹을 거냐고 물어본다
싫다 아침먹으면 포만감이 있어서 머리가 명쾌하지 못해서
강의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매 일요일 마다 그말을 물을때마다 가자미 눈으로 바라보건만
한번도 마다 않고 자꾸 보채는 그녀가 밉다
저녁마다 한과목씩 끝내면 일요일날 몰쳐서 하지 않아도 될텐데
이상하게도 저녁마다 잔잔한 일들이 시간을 소비하게 되고
온전하게 시간을 채우지 못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내 부족함에 학년이 올라가면 좀 수월해 지겠지 했던것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새로운 학문이 자꾸 생겨나서 도리어 빙~ 하고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날들이 많다 내가 요즘 듣고있는 음성학이란
학문이 있는데 한마디로 말하면 우리가 맛베기로 배웠던 발음기호
을 더 깊숙히 파고드는 학문이고 입속의 어디에서 소리가 나며
아주 작은 목구멍의 떨림까지도 캐치하여 배우는 것인데.. 가끔은
이것을 왜하나 싶기도 하다가도 이런거 진즉 어렸을때 조금이라도
배웠다면 그렇게 힘들게 발음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그런생각을한다
만약 내가 언제가 누군가를 가르켜야 하는 기회가 온다면 난 무조건
모든것 다 제키고 책잘읽는법 그러니까 발음내는 것만 중점적으로
가르키는게 순서이고 또 그럴것이란 것을 몇번이나 다짐한다
이과목이 끝나고 이제다시 영국문학 ...한글로도 어렵던 국문학
그런데 이제는 영어로 배우는 영문학이라니...고대 중세를 지나
드디어 르네상스시대까지 접어들었고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영국의 문호 섹스피어까지 마쳤다. 이런것들이 내가 하고있는 일과
관계가 있는 일인가 그리고 이 배움이 돈벌이와 관계가 있는것인가
한마디로 아니다. 이렇게 오후한나절도 꼬박 방안의 밀페된 그늘에서
등굽고 허리굽는 모습으로 앉아있으려니 꼬인다
하지만 중단할수 없는 가련한 나의 처지 오늘 이과목을 마치지 않으면
출석란에 빨간색의 x표가 멋들어 지게 찍혀 나올것이니..
영문법이다 에궁 우리나라는 과거 현재 미래 세가지 시제만 있으면
되는데..이놈의 영어 과거 과거진행 과거완료 과거완료진행
현재 현재진행 현재완료 현재완료진행 미래 미래진행 미래완료
미래완료진행 이렇게 12가지로 나뉘어 진다고 한다
뭘 그리 섬세히 표현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이렇게 까지 구분지는가
투덜투덜 궁시렁궁시렁 하면서도 고개 끄덕이면서 마치고 나면
역시 입으로 먹는 양식보다 머리로 먹는 양식이 더 많은 포만감을
주는게 확실하다.
일에 보탬이 안되고 돈되는 일은 아니지만 내 영혼을 살찌게 하고
잡념가질 시간적 여유도 없고 늘 정체되지 않고 흐르는것 같은
이 느낌이 더 중요한 삶의 맥을 잡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다시 레포트을 제출해야 하고 중간고사 날들이 하나씩 다가오고
내 삶을 바쁘게 하지만, 목표와 목적을 위한 길이 아니면 구지 어떠랴
내가 좋아하고 힘겹지만 그 힘든맛도 하나의 질좋은 과정이랄까
살아가는데 적당한 활력소가 되는것이 확실하다